조선 중종 때 벽송 지엄선사(碧松 智嚴祖師)의 제자로 추월 스님이 계셨다. 추월 스님은 평생을 눕지 않고 용맹정진하면서 닭처럼 발뒤꿈치를 든 채로 참선 수행을 오래 하셨다. 추월 스님이 칠불암에서 주석할 때는 밤이 되면 돌을 짊어지고 경행(經行)하되, 쌍계사까지 가서 육조정상탑(六祖頂相塔)에 참배 발원하고 돌아오는 고행을 실천하기도 하셨다.
돌을 지고 도를 닦던 어느 날, 추월 스님은 호랑이를 만나자 몸을 보시하려 했는데 호랑이가 머리를 숙이며 거부하더니 이후부터 항상 곁에서 선사를 모셨다. 추월 스님은 임종하면서 호랑이에게 유언하기를 “사람의 재력을 소모시키지 말고 단지 산의 형상을 취하도록 하라” 하셨다. 제자들이 선사의 사리를 바위에 갈무리했다가 석종(石鐘)을 만들어 봉안하려 했으나, 선사의 유언에 따라 호랑이가 나타나 이를 저지했다. 선사의 영정은 지금도 지리산 칠불암에 모셔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