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귀가 騎牛歸家 - 소를 타고 무위의 깨달음 세계, 집으로 돌아오다
騎牛迤邐欲還家
羌笛聲聲送晚霞
一拍一歌無限意
知音何必鼓脣牙
소 잔등에 올라 집으로 가는 길
피리 소리 드높고 저녁 노을이 붉다
한 박자 한 노래 한량 없는 뜻을
그대는 어떻게 입으로 말하려나
망우존인 忘牛存人 - 이제 소는 달아날 염려가 없으므로 소 같은 것은 잊어버리고 안심하다.
騎牛已得到家山
牛也空兮人也閑
紅日三竿猶作夢
鞭繩空頓草堂間
소 타고 있었더니 어느새 집 뒷산이네
소는 벌써 없고 사람은 한가해라
해가 높이 뜰 때까지 꿈속 헤매니
외양간 채찍과 밧줄은 아무런 쓸모 없네
인우구망 人牛俱忘 - 다시 사람도 소도 모두 본래 공임을 깨닫다
鞭索人牛盡屬空
碧天廖廓信難通
紅爐焰上爭熔雪
到此方能合祖宗
채찍과 밧줄 사람과 소가 모두 없네
푸른 하늘 멀고 멀어 소식 전하기 어려워라
눈송이 어떻게 난롯불을 견딜까
이제야 비로소 조사의 뜻 알겠네
반본환원 返本還源 -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른 그대로의 세계를 여실히 보다
返本還源已費功
爭如直下若盲聾
庵中不見庵前物
水自茫茫花自紅
처음으로 와보니 그간 공력 모두 헛것
차라리 눈멀고 귀먹은 것만 못하니
암자 안에 앉아 암자 앞 풍경을 보지 않아도
물은 알아 흐르고 꽃은 절로 붉은 것을
입전수수 入廛垂手 - 저자 거리에 나아가 중생을 구제하다
露胸跣足入鄽來
抹土塗灰笑滿腮
不用神仙真秘訣
直教枯木放花開
가슴 풀어헤치고 맨발로 저자로 들어가니
흙먼지 투성이라도 얼굴 가득 함박웃음
신선의 비결 따위 무슨 소용이리
마른 나무 저 알아 꽃피우는 것을